2018년8월12일 박종길목사 컬럼
본문
장로
종교개혁을 통해 직분에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장로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 것입니다. 이전에는 거의 천 년이 넘는 동안
교회에 오늘날의 장로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장로 제도는 유럽의 개혁 교회와 영미의 장로교회에서 제한적으로 뿌리를 내렸고 점차 침례교회
와 오순절 교회로 확산됐습니다. 조국 교회에서 장로교회가 급성장한 이유 중 하나가 장로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있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장로직
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점차 생기고 있습니다. 문제의 근원은 장로직 자체에 있기 보다는 장로를 제대로 선출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신실하
고 헌신된 장로를 세우기보다 담임 목사의 마음에 드는 사람, 교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사람, 심지어 돈이 많은 사람을 장로로 세우는 경우가 조국
교회에 빈번해진데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날 장로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도대체 장로가 뭘 하는 사람인지 교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안다 하더라도 실제로 장로가 그 일을 하는 경우를 보기 힘듭니다. 장로 본연의 일에 충실하기보다는 부수적인 일에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우
리 중에서도 교회 행정 감독이 장로의 직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이 장로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
성경에서 장로(長老)는 말 그대로 나이가 많은 사람, 노인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나이가 많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상태를 말하지 직무를 말하지 않습
니다. 원래 장로는 공식 직분명이 아니라 통상적인 명칭이었습니다. 장로 제도가 처음 자리를 잡을 때 장로의 공식 명칭은 다스리는 자, 곧 ‘치리자’
였습니다. ‘치리자’라는 용어는 장로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 줍니다. 장로는 목사와 더불어 교회를 ‘영적으로’ 다스리며 돌보는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장로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교회 성도의 관리입니다. 앞에서 조국 교회의 장로가 본연의 일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
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원래 장로는 목사와 함께 성도들이 믿음의 가정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그들이 불신 배우자와
결혼하기를 고집한다면 과감하게 권징도 시행해야 합니다. 그들이 결혼하여 자녀를 낳으면 유아 세례를 받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또한 목사와 협력하
여 믿음의 자녀들에게 교리 교육을 잘 시켜 모든 회중 앞에 공적으로 신앙을 고백하게 해야 합니다. 조국 교회에서는 이것을 보통 입교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장로는 교인들의 대표가 아니라 목사와 더불어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말씀과 성령으로 교회를 다
스리시므로 장로는 말씀을 보호하고 감독하는 것을 최우선 사명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씀은 설교와 성찬입니다. 성찬이야말로 장로가 그리
스도의 종으로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가장 가시적으로 성도들에게 보여줍니다. 성찬 예식 때 장로가 예복을 갖춰 입고 목사와 함께 예식을 진행할
때 목사와 협력하여 주님의 살과 피를 성도들에게 나눠 주는 것입니다. 또한 평소에 성도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심방하여 예배 시간에 선포된
설교가 성도들의 삶 속에서 실천되고 있는지 부지런히 살펴야 합니다. 이러한 장로의 본연의 일에 충실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장로의 직무가 교회 안에 회복되어 아름다운 성경적 교회로 날로 서가는 흥덕향상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댓글목록 0
댓글 포인트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