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아" 보셨나요?
이민형
2014.03.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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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노아"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영화라 그런지 스케일도 대단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마음 한켠에 불편한 마음이 계속 들어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됩니다.
얼마전 교회 전단지 한장이 왔습니다. 영화관에서 "노아"라는 영화를 단체로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더군요. 보통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면 성경의 내용을 영화화한 기독교 영화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구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 성경과 같은 내용은 세가지입니다.
1. 노아를 비롯한 성경 인물의 등장.
2. 하나님이 비를 내림.
3.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살아남음.
사실 이 세가지 이외의 내용은 성경과 전혀 다른 전제에 의해 다른 스토리로 전개됩니다. 전제가 다르니 모티브로 한 성경에서 등장한 노아 이야기의 의미도 달라져버린 듯 합니다.
즉 "노아"라는 영화를 보신다면 "기독교 영화를 본다"가 아니라 그냥 소설 노아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시고 보시는게 더 좋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성경과 어떤 내용이 다를까요?
(스포일러 일수도 있으니 이 점 유의해 주시고 읽어주세요^-^;)
첫째. 하나님은 모든 인간을 멸절하라 하지 않으셨습니다.
영화에서 노아는 하나님을 직접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통해 어렴풋이 하나님의 뜻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으로 영화에선 나타나게 되는데, 그 뜻은 모든 인간을 멸절하고 새로운 에덴동산을 건설하는데 그곳에는 인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아는 방주를 만들고 그곳에 하나님의 뜻을 알고 타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을 모두 죽여버립니다. 그리고 그 방주에는 자신의 가족들만 타게 되고 노아는 사람들의 살라달라는 비명소리도 외면합니다.
영화를 보면 하나님의 성품이 너무나도 잔인하며, 자비도 없는 하나님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둘째. 노아는 그의 식구들과 함께 100여년 동안 방주를 지었습니다.
영화에서 등장하여 방주를 짓도록 도우는 감시자(타락한 천사, 사단)는 성경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나아가 타락한 천사가 노아를 도우고 천사로 복직되는 모습은 비성경적입니다. 또한 방주는 감시자를 통해 금방 짓는 것이 아니라 100년 정도의 시간동안 지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선 장자 셈만 아내될 여자와 함께 방주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실은 방주에 노아 부부와 자녀 3부부까지 총 8명이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두발가인도 방주에 타지 못했구요.(왜 두발가인이 등장할까요?ㅎ) 이 부분이 영화의 갈등 요소로 등장하게 됩니다만, 성경의 내용과는 다릅니다.
[히11:7]
[벧전3:20]
그들은 전에 노아의 날 방주를 준비할 동안 하나님이 오래 참고 기다리실 때에 복종하지 아니하던 자들이라 방주에서 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 몇 명뿐이니 겨우 여덟 명이라
[벧후2:5]
옛 세상을 용서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의를 전파하는 노아와 그 일곱 식구를 보존하시고 경건하지 아니한 자들의 세상에 홍수를 내리셨으며
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노아의 의의 외침을 듣고 회개하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애타는 심정은 그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성경과 다른 구석이 너무 많은데요.
이 모든 다른 내용들이 "그럴수도 있겠구나" 정도의 선을 넘어서 성경에 대한 오해와 하나님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가지게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아닌 잔인한 하나님이고, 그 하나님을 따르는 노아도 잔인하게만 느껴집니다. 차라리 인간의 왕으로 등장하는 "두발가인"이 더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묘사되는 듯 한 인상입니다.
좀 더 자세히 쓰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그저 영화로서 보시는 분들에게 실례가 될까 이정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몇년 전 레이디가가의 내한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그때 기독교계에선 강력한 반대운동이 있었고 이것이 도리어 홍보효과가 되어 레이디가가 내한 콘서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분들은 영화 "노아"는 사단의 영화라고까지 합니다. 불매운동을 펼치자는 말도 있고, 어린 아이들이나 초신자들은 못보도록 해야 한다고까지 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영화는 영화로 보고 끝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교회의 표어와 같이 성경을 좀 더 들여다보고 하나님을 바르게 아는 시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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