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최원석
2012.12.0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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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의 삶은 밋밋함이 특징이다.
화끈함이 거의 없는,
치과 일은 눈이 오는 날은 개점 휴업 상태이다.
물론 평소에도 그런 날이 있는 탓에,
또 글쓰기가 나의 삶의 한 부분이 된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고신 교회에서 자란 탓에 술은 거의 제로 수준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밋밋함이 나의 일상이 된지 오래되었다.
자전거로 출근을 하였다.
매서운 한강의 칼바람을 뚫고 2시간 만에 안양 치과에 무사히,
그러나 도중에,
아내의 반대를 무시한채 자전거 출근을 후회를 하기도 했다.
길거리에는 여기 저기 얼음 특히 살얼음 판이라 조심조심...
자전거 타기가 이렇게 힘든 날은 드물군 싶다.
살얼음판이라 !
넘어지면 골절이나 심한 상처를 입기가 쉬운 상태라서,
마치 나의 삶의 모습이랑 너무 비슷하구나 싶다.
위태한 듯 겨우 버티는 경제 상황의 연속선에
특히 정서적 불안 마저 느끼기도 한다.
나는 늘 잘하는게 없구나 하고
혼자 중얼 거린다.
요즘 입시철이라 여기 저기
살얼음판 분위기를 보게 된다.
앞만 보고 사는 세상에 급류처럼 휩싸이면
김지하 시인 이 지적하는대로 깡통이 되기 십상이다만,
제 정신을 잃고서,
70-80년대 체제 저항과, 90년대 이후 생명 사상을 주장한
오적 시인 김지하의 변신은 "쌍전 벽해"
문자 그대로 " 격세지감" 을 느끼게 하는
대통령 선거를 새삼 보고 있는 중이다.
자전거 길에서 본 살얼음판 모습이
나랑 너무 닮은 듯하여 신기하다.
살얼음판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나를 상상하면서
바로 나의 비틀거리는 삶의 일상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한편 나의 삶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나의 곁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를 상상하는 일,
또한 즐겁고 신기하여 밋밋한 일상에서 따뜻함 ,온기를 가끔 느낀다.
사족 하나 !
교회에서 ( 서울영동 , 향상, 흥덕 향상 ) 나의 글에 매력을 느낀다는
분의 칭찬에 마치 고래처럼 춤추는 나를 보는 신기함은
표현하기가 쉽지 않군요.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팬들이여 무대위로 올라 오세요.
졸필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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