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뒤에 눈이 없다!
김규형
2012.11.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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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이거 큰일입니다.
제가 점점 완고한 늙은이가 되어가나 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이 잘 안들어오고 특히 가족들이 뭔가 지적하면 그게 그렇게 싫어집니다.
지난번에도 큰 딸이 무심코 한말에 역정을 내어 관계가 크게 나빠질 뻔했는데.
주일 아침에 또 그 병이 도져서 난리가 났습니다.
교회에 오려고 현관을 나서는데 둘째가 "아빠 수납장 열어놓고 가면 어떻게 해" 하였고
아내가 그말을 받아서 "아빤 뒤에 눈이 없잖아" 라고 말을 받았는데
듣고 있던 제가 앞뒤재지 않고 크게 화를 냈습니다. "아이 앞에서 남편을 그리 핀잔을 주면 어쩌느냐" ."이 녀석아 수납장이 열렸으면 닫고 나오면 되지 그리 잔소리를 해서 아빠를 당황하게 하느냐" 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가장으로서 누군가에게서 지적을 받는 것이 무척 자존심이 상하더라구요. 헌데 아내가 "뒤에 눈이 없다고 한 것이 유머지 어찌 핀잔이냐, 당신에게 뭔 말을 못하겠다 "고 하며 입을 다물더군요. 생각해 보니 그건 비난이 아니고 가볍게 던진 농이었습니다. 순간 아주 무안해졌고 아내에게 무척 미안해졌습니다.
헌데 아직까지 미안하단 말도 못했습니다.
고지식하고 완고한 고집쟁이 영감탱이가 안되려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다른 사람 말 잘 듣고
생각도 젊고 더욱 유연해져야한다고 늘 말버릇 처럼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것이 잘 안되고 있나 봅니다.
앞으로 더욱 조심하고 근신해서
나이가 들어도 유연하고 온화해져서
'젊은이나 어린 손자들과도 잘 소통하는 센머리'가 되고 싶습니다.
먼저 아내에게 정식으로 미안하다고 말해야겠습니다.
"여보 미안해, 다신.....그리고 고마워 깨우쳐 줘서"
댓글목록 4
최원석님의 댓글
글을 쓰면 자신을 보게 되는 거울 같지요.
유머스러운 부인
즉 현모 양처와 함께 사시는 김집사님 화이팅 !.
한혜영님의 댓글
많이 반성하고 있는 듯하니 사과를 받아들입니다. ㅎㅎ
배상식님의 댓글
훈훈하시네요^^
이용재님의 댓글
주일에 집사님 기도 셨지요 ? ㅎㅎㅎㅎ
이런 특별한 주일에는 더 잘생기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