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연탄 한 장`
정재섭
2011.12.01 18:12
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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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따스한 연탄의 열기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흥향의 모든 지체들에게 피차 연탄 한 장 되어 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 보실까요?
안도현 시인 '연탄 한 장'의 아름다운 시를 음미해 보시지요~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흥향의 모든 지체들에게 피차 연탄 한 장 되어 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 보실까요?
안도현 시인 '연탄 한 장'의 아름다운 시를 음미해 보시지요~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댓글목록 3
배상식님의 댓글
또 다시 감동이 밀려옵니다...
이경식님의 댓글
나도 한때는 뜨거운 적이 있었는데...
쏘시개라도 준비해서 다시 굼불을 지펴야겠다
구둘장이 시뻘겋게 달쿼지도록..
그 다음에 연탄아궁이로 바꿔서~
최원석님의 댓글
예
연탄이랑 연탄재가 생각나는 시절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