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4일 어버이 주일 입교자 김정훈 간증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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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문
김정훈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고3인 김정훈이라고 합니다. 혹시 제가 누군지 모르신다면 그건 제가 지금 다니는 학교가 전주에 있어서 예전보다 자주 못 나오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전주에서도 계속 매주 교회는 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충분히 연말에 개근상 받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청소년부에서 2년 동안 제 의견에 신경 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딱히 기대는 안 합니다. 고3이나 돼서야 겨우 이렇게 간증을 하는 게 좀 늦었다는 생각이 없잖아 들긴 하는데, 그래도 더 늦는 것보단 나으니까 제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알고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제가 어린 시절에 좀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태어난 건 부산인데, 1년도 안 돼서 부모님 따라 미국으로 갔다가, 거기서 5년 정도 살다가 돌아와서 부산에서 다시 반년쯤 지내고, 수원으로 올라와서 초등학교 시절을 겪고, 중학교를 1년 좀 더 다니다가 다시 미국으로 나가고, 거기서 1년 학교 다니다가 돌아와서 수원에서 마저 반년 동안 중3을 보내고, 아까도 말했듯이 지금 고등학교는 전주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간증을 하고 있습니다. 좀 복잡하죠?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어서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으실 텐데,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됐기 때문에 부모님께 감사드리지만, 사실 이것 때문에 혼자만의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기만 하다 보니까 저한테 고향이 없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한 지역에 어느 정도 있다가 그곳 건물들이 익숙해지고 친구들이 좀 정 들려고 하니까 떠나고, 다시 어디 좀 머물다가 좀 좋아질려니까 떠나고 하는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약간 다른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잘 지냈고 친구가 없었던 건 전혀 아닌데, 몇 년만 더 알았으면 인생 친구가 됐을 텐데 그 기회를 놓친 것 같아서 아쉬웠던 적이 많았습니다. 너무 나만 할 수 있는 고민이어서 누구한테 털어놓지도 못하고 혼자 있거나 자기 전에 속으로 삭이면서 지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런 고민이 없는 거나 마찬가진데, 어떤 특별한 해결책이 있었던 건 아니고 예수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전 모태 신앙이어서, 기독교인이 아니었던 적은 사실상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일요일마다 교회를 가는 게 너무나 당연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저한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별 생각 없이, 기계적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습관적으로 교회를 나오다 보니까 딱히 교회에 오는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냥 ‘항상 나왔으니까’ 나왔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같은 건 생각도 안 해 봤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오는 것이, 그럼으로써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를 느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몇 년 주기로 사는 곳이 바뀌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건 일요일마다 교회에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갔던 교회였기 때문에 생각 없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와서 친구들과 찬양을 하고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어느 지역을 가든, 추석에 부산에 있든 이곳에 있든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미국에 있든, 교회에 있을 때만은 집처럼 편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제가 어디에 있든 무슨 고민을 하던 예수님께서 저를 위해 계셨고 교회가 바로 제 고향이었다는 것을 최근에 와서야 깨달았습니다. 꽤 깊은 고민을 하면서도 제가 무너지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게 예수님께서 저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너무 늦게 안 것 같아서 부끄러웠는데, 그마저도 괜찮다고 해 주셨습니다.
그 이후로는 어딜 가든 예수님과 교회가 있으니까 낯선 지역에 대한 불안함이 좀 줄었고, ‘어차피 얼마 안 있어서 헤어질 수도 있는데’ 같은 쓸데없는 생각은 버리고 친구들을 좀 더 진심으로 대할 수 있었습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습관에 의해 교회에 오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항상 저를 위해 계셨던 예수님에 대한 신앙 때문에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믿지 않았을 때도 저에게 도움 주셨던 예수님이기에, 앞으로도 영원히 그분을 믿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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