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수도남노회장배 축구대회
윤종은
2012.10.1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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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용인공설운동장
우리들의 올드프래포드에서는 제3회 수도남노회장배 축구대회가 있었습니다.
그 역사적인 순간들의 기억들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 오늘 어떻게 팀을 운영해야할까?'
고민을 아니할 수 없습니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는 "모두가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패스축구"이지만,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에 신기하게도 많은 선수의 머리속 강력한 지우개는
어김없이 작동해버리니까요.
열심히 뛰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몸을 풀어야합니다.
오늘 경기는 리그 40분짜리 경기를 두 경기를 펼쳐 성적이 좋은 두 팀이 준결승에 진출하고,
순차적으로 우승트로피를 가립니다.
적은 돈이나마 우승상금이 걸려있고,
사진찍는 제가 노렸던 MVP와 득점상 그리고 인원동원상, 응원상도 있습니다.
몸은 안 풀고 "형님, 역광을 이용해서 사진 한장 찍어주세요"
총무는 말을 하지만,
역광을 어떻게 이용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그냥 찍어버립니다.
"몸이나 좀 풀어. 포즈 취하며 인터뷰하는 연습은 집에서 미리 해오는것이야"
보이십니까?
몸은 이렇게 푸는 것입니다.
전도사님의 대활약이 기대됩니다.
(진섭아, 형이 너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이런 사진을 접하면,
"부상투혼"이라는 단어가 함께 올라옵니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부목사님께서는 무릎보호대까지 찬 채로 공을 찹니다.
사실 매우 놀랐습니다.
물찬 제비보다 빨랐습니다.
한 박자 빠른 정확한 슛과 자로 잰듯한 패스(많이 보셨을 문구이지만 그대로 넣습니다)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몸매에서 에러가 납니다.
"자, 내가 패스해야할 사람을 기억하세요"
"공을 잡으면 주위에서 말을 해줘요"
"우리 플레이를 하면 이길 수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들어가서 말 한 것을 기억하세요"
흥덕향상교회의 첫번째 경기가 시작됩니다.
다치지 않아야합니다.
서로 돌아보면서 말과 행동으로 상처주지 말아야합니다.
그리고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작은 공을 가지고 뛰며 땀을 흘리면서 "교제"하는 것입니다.
함께 맞잡은 손,
교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선발 11명의 선수입니다.
자, 출발!
보통의 축구선수들은 경기전 스크럼을 짰을때 주장이 한마디합니다.
"오늘 저녁에 짜장면 먹을까, 짬뽕먹을까?"
이런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팬들을 위해서 뛰자"라고 말을 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플레이되었습니다.
잠시 스크롤을 내려서 밑의 사진을 보고 올려보십시오.
잉글랜드 축구대표였고, 마구처럼 휘어지는 프리킥을 차던 데이비드 베컴,
그를 연상시킵니다.
사진을 내리면서 부목사님이 홀쭉해지셨군요.
또다른 물찬 제비가 여기있습니다.
공에 대한 반응속도가 엄청납니다.
우리 팀의 최전방 공격수, 담임목사님입니다.
이등병이 병장들을 제끼고 공격하는 것을 보신 적 있으십니까?
보통, 예의상 공격수 자리를 양보합니다.
하지만, 담임목사님은 "특혜는 없었다. 실력으로 한 자리 잡았다"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첫 골의 주인공이 나올 것인가요?
골키퍼가 나온 사이 담임목사님께서 슛을 날립니다.
날라오는 볼일까요?
골대맞고 나가는 볼일까요?
택도없이 옆으로 빠져나가는 볼일까요?
안타깝게도 담임목사님의 볼은 골대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번개처럼 달려들어온 20번이 멋진 마무리 헤딩슛으로 공식적인 첫 골을 기록합니다.
공격은 젊고 빠를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얼마만큼의 기름을 없애야 이렇게 빨리 뛸 수 있을까요?
앗, 골을 노려보는 또다른 장면입니다.
"볼을 끝까지 보며 발 안쪽으로 정확하게 맞춘다"
축구 교과서에 나오는 그대로 실행해봅니다.
골이 될까요?
예, 두번째 골입니다.
쉽게 앞서 나갑니다.
하지만, 후반전에 역전당하며 2:3으로 지며 예선탈락의 위기에 빠집니다.
응원부대가 출동했습니다.
어디서 가지고 오셨는지 야구장에서 보이던 것을 이용해서 큰 소리 내어 응원하십니다.
아주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치어리더, 큰 북, 확성기,,, 동원을 부탁드립니다.
남편을 응원합니다.
아빠를 응원합니다.
덕분에 뛰는 선수들도 즐겁습니다.
후보명단에 올라온 선수들도 사진을 찍습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찍어달라 하십니다.
그런데 교체되어 들어가면 보통 저도 따라 들어갑니다.
세트메뉴라서 사진 찍을 시간이 없습니다.
물통이 옆에 있었으면 걷어차셨을까요?
골을 넣으면 어퍼컷 세레모니를 하셨을까요?
다음에 경기를 하게 되면 오셔서 직접 확인해주십시오 :-)
패스해서 전진하고,
패스를 받아 슛을 날립니다.
이것이 축구입니다.
윤 : "예전에는 잘 뛰셨는데 영~ 안좋네요"
배 : "아, 예전같지 않다"
윤 : "그래도 잘 하셨습니다. 저가 안 뛰어도 될만큼 충분히 잘 하셨습니다 ㅋㅋ"
대표 공격수 부부입니다.
준결승전에서 2:1로 앞서나갔습니다.
하지만, 종료 2분전에 골키퍼의 자살골로 인해 동점이 되어 연장전없이 바로 승부차기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골키퍼였는데요, 제가 넣으려고 넣은게 아니고요, 제 키를 넘어간 공이 골대를 맞고 뒤를 돌아본 저의 왼쪽 다리맞고 들어간 것이고요, 제가 막거나 피할 겨를이 없었고요, 저의 정신적 충격도 굉장히 심하고요,,, 그랬고요,,, 그랬습니다.)
이기면 결승전입니다.
막아야하는데 들어갑니다.
우리 팀이 찹니다.
들어가야합니다.
아.
막힙니다.
.
.
.
결승전 진출은 좌절되었지만,
하루종일 즐겁게 축구하며 함께 웃으며 교제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이 찾아와주셔서 더욱 즐거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언제 다시 대회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까지 토요일마다 즐겁게 축구하며 몸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때는 우승하겠죠?
댓글목록 2
조현철님의 댓글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으네요...................
우리교회랑 향상교회 골대로 공 들어갈때마다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정재섭 집사님의 탄식소리
"아~~~~~~~~~~~~~~"
고니님의 댓글
정말 재미있다...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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